
백화점 점원에게 카드를 건네기 전 '어째서 나이 서른도 안된 내가 이런 것까지 지르게 되었는가'라고 잠시 머뭇거렸으나, 홍삼 제조기로 알려져 있는 가마솥 중탕기 오쿠는 올해 구입한 다양한 카테고리의 상품 중 최고의 만족도를 준 Best of Year 상품이다.
이 제품을 구입한 계기는 '1. 여자친구가 아픈데 2. 마침 홈쇼핑 방송을 틀었더니 3. 이 제품을 가지고 마법을 부리고 있어서' 로 소위 낚였다고 할 수 있지만, 그동안의 엄청난 판매량이 증명하듯 며칠 사용해 본 바로는 정말 마법을 부리는 만능 조리 기구가 되겠다. 흑마늘이 먹고 싶으면? 오쿠에 깐마늘을 넣고 버튼을 누르면 흑마늘이 된다. 배즙을 먹고 싶으면 배를 넣고 버튼을 누르면 된다. 청국장이 먹고 싶으면 대두콩만 넣고 버튼만 누르면 된다. 이건... 그야말로 위대한 발명품이다.
오쿠는 홈쇼핑 방송에서도 시연하지만 보통의 오븐으로 할 수 있는 모든 요리에 더해 약탕,중탕,녹즙 등 원하는 요리를 대류현상이라는 최고의 조리 방법으로 영양손실을 최소화하여 만들어준다. 무엇보다 버튼만 눌러주면 완성되는 간편한 구성이 "십전대보탕" 같은 뭔가 다른 세계의 보약까지도 일반 가정에서 손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해준다.
30여만 원에 가까운 가격은 결코 싸다고 볼 수 없는 가격이지만, 홈쇼핑에서조차 최대 가격 할인이 겨우 1~2만 원 정도인 뚝심 있는 정찰 가격 정책은 이 제품을 만든 기업의 자부심을 느끼게 한다. (비슷한 어떤 제품은 코스트코에서 15만 원에, 하이마트에서는 25만 원에 팔리고 있다.) 정전시 메모리 복구 같은 세심한 기능이나 포함된 제품의 메뉴얼, 요리 책자 따위의 완성도만 봐도 오쿠는 이미 중소기업의 퀄리티를 넘어서 버렸다고 할 수 있다.
제품을 구입하고 식품 매장에서 쇼핑을 하는 중 직원 아주머니 몇 분에게 "어머 저거 나도 사고 싶은 건데" 란 소리를 듣는다. 주부들에겐 이미 인정된 제품이란 소리다.
Best of Yea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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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영
